2009년 10월 21일
생각지 않던 이별, 동춘서커스
곧 내 나이는 30이다. 내일모레가 서른이라는 농담같은 말이 나에겐 진짜 현실이다.
서른이라는 숫자가 딱히 특별할 건 없지만 평생직장, 결혼, 출산등 인생의 전환을 맞는 여러가지 변화를 실행하는 대표적 나이이기에 느낌만은 새롭달까...모든 걸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지게 된다는 것은 틀림없다.
평균수명의 반도 안되기에 어르신들이 들으면 코웃음 칠 표현이지만, 서른에 가까운 짧은 인생을 살면서 추억이라는 것도 많다.
어른들이 가르쳐주었기에 알게 된 추억도 참 많다. 나에게 그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故 이주일 선생이다. 그가 재밌는 개그를 하는 것을 사실 나는 본 적이 없다. 그가 한창 주가를 날리고 있을 시절엔 난 존재하지 않았고 가끔 TV에 나와서 웃음을 주어도 속편히 웃기엔 나는 너무 어렸다. 하지만 그가 나오면 어른들은 즐거워했다. 지금 생각하면 어딘가 모르게 향수를 느끼며 "어릴적 영웅은 역시다!"라며 무릎을 쳤다. 그래서 난 그 유명한 이주일 선생을 최고의 개그맨이라고 생각했다.(사실, 난 심형래 아저씨가 최고였지만-_-;;)
내가 나이만 성인일 뿐 정신은 철이 덜 들었을 무렵 이주일 선생은 운명을 달리하셨다. 그때 느끼던 그 씁쓸함...난 이제 당신의 개그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는데 그는 나에게 배꼽을 뽑아가기도 전에 세상소풍을 끝마쳤다. 더불어 김형곤 아저씨도 마찬가지..어른들만 이해할 수 있는 개그와 정치풍자 개그의 달인이었던 김형곤 아저씨의 개그를 이해할 때 즈음 그 또한 세상소풍을 마쳤다. 왠지 굉장한 쓸쓸함이 느껴졌다. "나를 두고 어디 가는거야?"-라는 듯한 느낌...
오늘 신문기사를 하나 보았다.
푹 늦잠을 잔 뒤 습관처럼 인터넷을 켜자마자 눈에 확 들어온 기사.
동춘서커스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서커스단이 해체된다는 소식.
사실, 나의 기억속에 동춘서커스는 10살도 채 안된 정도의 어린아이 시절의 기억이 끝이다. 나는 그 이후에 동춘서커스의 관객이 되어 본적이 없다.
무조건 앞자리를 사수해야한다고 사람들을 헤쳐서 꾸역꾸역 들어가던 나, 아슬아슬하게 그네를 타던 사람, 긴 기둥을 아무 기구없이 올라가 줄을 타던 사람...혹여 떨어질까봐 그들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던 나, 어린애의 인내력이란 몽당연필마냥 짧아서 서커스의 반 정도 지났을 무렵 집에 가고 싶다고 징징거려서 엄마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나.
그 때엔 돗자리에 앉았던 것 같은데....사람이 꽤 많았었는데....어땠더라....? 가물가물하게 붉은 불빛과 흥을 돋우는 어쩐지 경박스런 싸운드의 이미지만 담배연기속 풍경만큼 뿌옇다.
하지만 나의 기억속에 첫 서커스였기에 너무나 서운하다.
마치 어릴 적 참 친했던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곧 얼마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지금이라도 찾아가서 위로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그런 심정...(그게 딱 올바른 표현이군)
어떤 아이돌이 있다. 요즘의 아이돌 중에 "오빠"라고 부를 아이돌은 거의 없지만 그 가운데에 아이돌인지 가수인지 미묘한 영역속에 활동하는 이들이 있다. 나는 그들과 함께 늙어가고 있다. 어린아이들 틈에서, 본인이 그 자리였을 때 가졌을 약간의 거만함과 약간의 건방짐이 쏙 빠져 완전한 어른이 되어 나와 공감을 이끌어가고 있다. 이제 그들에게선 빛나는 별보다는 동료같다는 익숙함이 느껴진다.
그런, 있을 땐 늘 그 자리에 있었기에 신경을 잘 쓰지 못했던 동료지만 막상 떠난다고 하니 너무 서운하고 슬프고 나만 홀로 덩그러니 이 고독한 들판에 남겨진 듯 한 기분이 들어서 슬프고 쓸쓸하다. 내 추억속에 나를 중심으로 손에 손잡고 강강술래를 하던 이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외로워 견딜 수 없다.언젠가 나 홀로 남겨질 것 같은 무서움...
나에게도 내 아이를 그 천막속에 데려가 함께 탄성을 지르고 박수칠 기회가 있었는데...
이제 그 천막은 걷혀지고 말았다.
언젠가 돌아온다고 말했지만 그 친구가 떠나는 쓸쓸한 뒷 모습은 봐주어야겠다.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불빛을 뿜어댈 그 눈물섞인 춤사위를 함께 해주어야겠다. 그리고 그 뒤에 수고했다며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이나 기울여볼까?
http://www.pressian.com/article/article.asp?article_num=10091020151053§ion=01
서른이라는 숫자가 딱히 특별할 건 없지만 평생직장, 결혼, 출산등 인생의 전환을 맞는 여러가지 변화를 실행하는 대표적 나이이기에 느낌만은 새롭달까...모든 걸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지게 된다는 것은 틀림없다.
평균수명의 반도 안되기에 어르신들이 들으면 코웃음 칠 표현이지만, 서른에 가까운 짧은 인생을 살면서 추억이라는 것도 많다.
어른들이 가르쳐주었기에 알게 된 추억도 참 많다. 나에게 그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故 이주일 선생이다. 그가 재밌는 개그를 하는 것을 사실 나는 본 적이 없다. 그가 한창 주가를 날리고 있을 시절엔 난 존재하지 않았고 가끔 TV에 나와서 웃음을 주어도 속편히 웃기엔 나는 너무 어렸다. 하지만 그가 나오면 어른들은 즐거워했다. 지금 생각하면 어딘가 모르게 향수를 느끼며 "어릴적 영웅은 역시다!"라며 무릎을 쳤다. 그래서 난 그 유명한 이주일 선생을 최고의 개그맨이라고 생각했다.(사실, 난 심형래 아저씨가 최고였지만-_-;;)
내가 나이만 성인일 뿐 정신은 철이 덜 들었을 무렵 이주일 선생은 운명을 달리하셨다. 그때 느끼던 그 씁쓸함...난 이제 당신의 개그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는데 그는 나에게 배꼽을 뽑아가기도 전에 세상소풍을 끝마쳤다. 더불어 김형곤 아저씨도 마찬가지..어른들만 이해할 수 있는 개그와 정치풍자 개그의 달인이었던 김형곤 아저씨의 개그를 이해할 때 즈음 그 또한 세상소풍을 마쳤다. 왠지 굉장한 쓸쓸함이 느껴졌다. "나를 두고 어디 가는거야?"-라는 듯한 느낌...
오늘 신문기사를 하나 보았다.
푹 늦잠을 잔 뒤 습관처럼 인터넷을 켜자마자 눈에 확 들어온 기사.
동춘서커스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서커스단이 해체된다는 소식.
사실, 나의 기억속에 동춘서커스는 10살도 채 안된 정도의 어린아이 시절의 기억이 끝이다. 나는 그 이후에 동춘서커스의 관객이 되어 본적이 없다.
무조건 앞자리를 사수해야한다고 사람들을 헤쳐서 꾸역꾸역 들어가던 나, 아슬아슬하게 그네를 타던 사람, 긴 기둥을 아무 기구없이 올라가 줄을 타던 사람...혹여 떨어질까봐 그들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던 나, 어린애의 인내력이란 몽당연필마냥 짧아서 서커스의 반 정도 지났을 무렵 집에 가고 싶다고 징징거려서 엄마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나.
그 때엔 돗자리에 앉았던 것 같은데....사람이 꽤 많았었는데....어땠더라....? 가물가물하게 붉은 불빛과 흥을 돋우는 어쩐지 경박스런 싸운드의 이미지만 담배연기속 풍경만큼 뿌옇다.
하지만 나의 기억속에 첫 서커스였기에 너무나 서운하다.
마치 어릴 적 참 친했던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곧 얼마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지금이라도 찾아가서 위로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그런 심정...(그게 딱 올바른 표현이군)
어떤 아이돌이 있다. 요즘의 아이돌 중에 "오빠"라고 부를 아이돌은 거의 없지만 그 가운데에 아이돌인지 가수인지 미묘한 영역속에 활동하는 이들이 있다. 나는 그들과 함께 늙어가고 있다. 어린아이들 틈에서, 본인이 그 자리였을 때 가졌을 약간의 거만함과 약간의 건방짐이 쏙 빠져 완전한 어른이 되어 나와 공감을 이끌어가고 있다. 이제 그들에게선 빛나는 별보다는 동료같다는 익숙함이 느껴진다.
그런, 있을 땐 늘 그 자리에 있었기에 신경을 잘 쓰지 못했던 동료지만 막상 떠난다고 하니 너무 서운하고 슬프고 나만 홀로 덩그러니 이 고독한 들판에 남겨진 듯 한 기분이 들어서 슬프고 쓸쓸하다. 내 추억속에 나를 중심으로 손에 손잡고 강강술래를 하던 이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외로워 견딜 수 없다.언젠가 나 홀로 남겨질 것 같은 무서움...
나에게도 내 아이를 그 천막속에 데려가 함께 탄성을 지르고 박수칠 기회가 있었는데...
이제 그 천막은 걷혀지고 말았다.
언젠가 돌아온다고 말했지만 그 친구가 떠나는 쓸쓸한 뒷 모습은 봐주어야겠다.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불빛을 뿜어댈 그 눈물섞인 춤사위를 함께 해주어야겠다. 그리고 그 뒤에 수고했다며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이나 기울여볼까?
http://www.pressian.com/article/article.asp?article_num=10091020151053§ion=01
# by | 2009/10/21 15:09 | 空 : Empty | 트랙백(1) | 덧글(2)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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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: 10월 21일-22일..15년전 성수대교 붕괴사건,..
안녕하세요 네이트 <기억나> 기억지기입니다. 2009년 10월 22일,사람들은 또 어떤 기억들을떠올리고 있을까요? 빙상의 하얀날개,하이틴 로맨스,자리 양보,선생님 별명,폭죽놀이, 사택,성룡,트위터, 티나크래커,울산,수원,600만불의 사나이,쏘머즈,스머프,돌잡이,칼라TV,김재환, 김현식 사망,갈비,이야기,번개탄,서울고등...more